가깝지만 먼 동네
가깝지만 먼 동네

서동은 부산 금정구에 위치해 있는 오래된 동네입니다.

온천장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서동고개를 넘게되면, 우리는 이곳을 서동이라 불러왔습니다.

과거에는, 동상동이라 불러왔지만, 영도의 동삼동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동네의 이름이 바뀌었다더군요.

서동은 사연이 많은 동네입니다.

1960년대, 영주동과 충무동 판자촌에서 살고있던 철거민들이 이주하며, 이곳에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인근에 위치해있던 금사공단의 발달은, 노동자들을 이 동네로 이주시켰고, 그로인해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동네가 되었습니다.

서동시장에는 먼 곳에서도 장을 보러 오는 손님들과 이를 맞이하는 상인들로 항상 분주했습니다.

하지만,

좁은 동네에 많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진 터라,

열악한 주거환경과 주변 시설들은 열악하기 짝이 없었죠.

뿐만 아니라, 금사공단의 몰락은 더이상 일자리를 찾아 이 동네로 올 이유조차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동네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서동에는 오래된 가옥들이 그대로 남겨져 있습니다.

고층 빌딩과 아파트로 형성된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독채 건물이 수두룩하며,

골목을 오르락내리락 하다 보면, 옛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하나의 전봇대에 도무지 어느 집으로 이어져있는지도 모르는 수십개의 전선들

사람들의 발걸음이 적어, 다 꺼져가는 가로수 등불의 골목길

폐가라 해도 믿을법한 오래된 집들로 볼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부산의 70~80년대 추억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기도 합니다.